2006년 01월 27일
Daum과 육군커뮤니티, 잘못된 만남

Daum 커뮤니티 관계자 분이 '육군포탈 제휴의미'를 개인입장으로 트랙백 남겨주셨는데,
현실성의 측면에서 지적할 것이 있어 이번에는 좀 진지하게 씁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그려봅시다.

맘이 통하는 학생들끼리 만든 다음고등학교 2학년 7반 우린문제아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담임선생님에 대한 불만도 이야기하고, 거짓말 하고 야자를 제낀 경험도 늘어놓습니다.
어느날 다음고등학교에서 학교와 관련된 모든 커뮤니티를 통합&연결 한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문제를 조기 진단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좀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교장선생님은 피를 토하십니다.   
자, 우린문제아 커뮤니티에 '통제/감시'의 손길이 미칩니다. 이제 학생들은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 '방어기제'를 발동합니다. 담임선생님이 들어오는 커뮤니티에 실명으로 '담임선생님'을 비난할까요? 스스로 매를 버는 행위를 할까요?


저희는 바른 생활 군인입니다. 군대생활에 불만이 있을리 있나요.

육군커뮤니티(이하 육군포탈, 육군카페 등의 말을 육군커뮤니티로 통일합니다)가 내세우는 것 중의 하나는,
실제군생활(오프라인)과 커뮤니티활동(온라인)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대로 구현만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하지만, 통제/감시속의 커뮤니티 활동을 고려해보셨는지요.
물론, 명시적으로는 '통제/감시'를 말하지 않아도 병사들은 암묵적으로 다 알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적어서 될 것이 있고, 적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요.

이런 상황속에서 매니징은 허상일 뿐입니다. 병사들은 커뮤니티에서 솔직할 수도 없고, 솔직할 이유도 없습니다.
결국 거짓을 매니징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 거짓은 아마 매력적으로 건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보일 것입니다.


"박중위, 나이도 어렸지만 내가 계급 때문에 참았어. 제대했으니 이젠 내가 형이다! 알겠지?"

또 하나 주요선정이유라고 들어주셨던, 군관련 커뮤니티가 많아서 유용할 것이라는 것도 너무 큰 오판입니다.
군관련 커뮤니티는 군내 커뮤니티가 아닙니다. 주제가 '군'일뿐, 일반커뮤니티 입니다. 그곳에는 계급도 없고, 통제와 감시도 없습니다. 군대를 욕해도 좋은 곳입니다. 맘에 안 들면 탈퇴를 하고, 그냥 자기 생활하고 살면 그만입니다.
육군커뮤니티와는 속성 자체가 다른 것을 연결하려는 것이지요. 보안문제가 군의 이슈라면, 연결로 인한 충돌은 커뮤니티 존폐의 이슈 입니다.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30살이 되어 제대한 김병장 이라는 페르소나를 설정합니다.
일단 제대자를 육군커뮤니티 구성원으로 남겨둡니다. 이것이 바로 일반커뮤니티-군커뮤니티의 연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제대한 김병장은 군인이 아닙니다. 복무시절, 병사들은 말할것도 없고 자기와 동갑인 대위도 있었습니다.
말을 트기로 한 중위도 있었습니다. 자, 이제 예비역 김병장이 커뮤니티에서 그 사람들을 친구 혹은 동생 대하듯이 글을 남깁니다. 누가 기분이 나쁠까요? 당연히 현역 장병들입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계급체계가 이상해지는 거죠.

저는 다음 관계자 분의 글을 읽으면서, 이 프로젝트에는 결국 병사들이 소외된 지휘부의 이상만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커뮤니티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해봐야할 다양한 페르소나 설정 및 테스트가 부재했다는 것을 또한 알았습니다.


결론 :
육군 커뮤니티 구축, 관리 하는 데 드는 예산으로,
차라리 '친한친구와 술자리 외출' 이나 지원하는게 백배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by 라흐메또프 | 2006/01/27 01:14 | 인터넷이야기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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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your destina.. at 2006/01/27 01:28

제목 : 육군 커뮤니티 포탈 시범 서비스 오픈
육군 카페, 육군 커뮤니티 포탈 시범 서비스 오픈 2006-01-23, ㈜다음커뮤니케이션(www.daum.net)은 육군 본부와 공동으로 전 중대급 부대를 대상으로 한 카페 개설을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 생략 ... 다음 미디어부문 석종훈 대표는 “이번 서비스 오픈은 단순한 개설의 의미를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육군 커뮤니티 포털을 직접 운영한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군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장병간 사기를 진작시키는 등 긍정적인 군대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다음이 일익을 담당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more

Commented by 소금이 at 2006/01/27 02:18
가입은 강제로 전원가입? 솔직히 이런식으로 운영되면 누가 이용할지 궁금하네요. 예비역이라도 이런식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면 꺼리기 마련인데, 현역들이야.. 킁;
Commented by 라흐메또프 at 2006/01/27 22:10
소금이 // 도입을 했으나,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면? '우리가 잘못 생각했구나'라고 그 때서는 깨달을 까요? 아니면 합리화를 위한 동원이 일어날까요.
Commented at 2006/02/01 18: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하얀말 at 2006/02/03 18:58
라흐메또프님 결론이 훨~씬 현실적입니당!
Commented by 라흐메또프 at 2006/02/03 23:12
하얀말 // 자조섞인 결론이었지만, 정말 생산적인 일에 매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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