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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01일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했던 순간들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저역시도 그런 순간들이 많았는데, 특히 '죽을뻔한' 적이 적어도 5번은 됩니다. 그 중에서 3번은 물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그 때의 정황만 어렴풋이 기억나기만 하고 '물'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생각이 영글지 않았던 시기라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입장의 차이도 있었겠지요. 제목대로 오늘은 버스사고가 있었습니다. 평소와는 달리 지하철대신 버스를 타고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보통 잠을 청하기 마련인데 오늘을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한참 책을 보면서 가는데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가 어딘가에 쿵 부딪혔습니다. 저도 순간 몸이 쏠렸지만, 반사적으로 의자를 꽉 부여잡았습니다. 버스가 빙글도는 듯한 느낌이 나더니 앞뒤좌우로 충돌하며 쿵쿵 소리를 냈고 버스안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렇게 죽는건가?'라는 생각이 짧게 머리속을 스쳐가면서, 하지못해서 이루지못해서 아쉬웠던 것들이 하나둘씩 떠올랐습니다. 제일 먼저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고. 머리가 커진 후 이제 효도의 초입에 들어섰을 뿐인데, 가장 큰 불효를 하는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나름 우선순위별로 떠오르더군요. 잠시후 비틀대던 버스가 멈추어섰습니다. 저도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보았더니. 다행히도, 주변에 제가 탄 버스 이외에 차들이 한 대도 없었습니다. 또, 좌우에 턱이 튼튼해서 버스가 튕겨나가지도 않았고요. 설사 턱을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다리 위가 아닌 일반도로라 위험이 조금은 덜할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불행중 다행이랄까요. 기사분이 도로가 미끄러워서 그랬다며 연신 사과를 하는데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다음차를 타라고 해서, 앞문으로 내리려는데, 이미 앞문은 심하게 찌그러져서 제 기능을 일었더군요. 그래서 뒷문으로 그 버스에서 벗어났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닿자,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면서 여기저기 부딪혔던 곳들이 욱신거렸습니다. 살아났구나. 살아났구나. 살아났구나. 그리고, 그 사고의 순간에 직면해서 떠올랐던 그 생각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그것들이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내 다른 욕구에 밀려 잠재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반성도 되되더군요. 조금 더 성숙해진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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